[0829 주말] [8월 4주] 삼성전자 주간 -8.70%, 엔비디아 하루 +8.74% — 반도체 관세 보도가 금요일을 갈랐다
- 이번 주 스코어보드 — 부호가 통째로 뒤집혔다
- 닷새의 경로 — 두 번의 하루가 만든 한 주
- 1층 설계 — 엔비디아 962억 달러의 안쪽
- 주가를 돌린 것은 실적이 아니라 2년 뒤 숫자였다
- 2층 메모리 ① — 삼성전자, 기대와 발표 사이의 40조 원
- 2층 메모리 ② — SK하이닉스, '전량 즉시 소각'이 만든 방어선
- 금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 — 미국발 훈풍을 받고도 혼자 내렸다
- 왜 미국은 오르고 한국은 내렸나 — 드라이버를 갈라 놓고 본다
- 3층 파운드리 — 이번 주에 나온 유일한 업황 통계
- 4층 소재·부품·장비 — 위층 설비투자가 만드는 시차
- 5층 지주·계열 — 본체보다 지분을 든 쪽이 먼저 움직였다
- 할인율 — 금리를 올린 날, 국채 금리는 내렸다
- 돈은 어디로 갔나 — 반도체 밖에서 벌어진 일
- 두 주를 이어 보면 — 주가를 정한 것은 계속 자본정책이었다
- 다음 주에 확인할 세 가지
- 이 글의 수치와 출처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시가총액 4,420억 달러를 불린 주에, 삼성전자는 8.70%, SK하이닉스는 4.45% 내렸다. 같은 인공지능 사이클인데 부호가 정반대였다. 그 이유를 밸류체인 다섯 층으로 따라간다.
이번 주 스코어보드 — 부호가 통째로 뒤집혔다
8월 21일 금요일 종가에서 8월 28일 금요일 종가까지, 삼성전자는 28만 1,500원에서 25만 7,000원으로 8.70% 내렸고, SK하이닉스는 173만 원에서 165만 3,000원으로 4.45%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912.95에서 6,788.88로 1.79% 하락했다.
일주일 전 이 자리에서 전한 숫자는 정확히 반대였다. 8월 3주 반도체 리뷰에서 SK하이닉스는 +5.17%, 삼성전자는 +2.55%였고 코스피는 -0.93%였다. 지수가 빠진 주에 반도체 투톱만 올라 낙폭을 막아 줬다는 것이 지난주의 요약이었다. 이번 주에는 세 숫자의 부호가 한꺼번에 뒤집혔고, 지수를 끌어내린 쪽이 반도체가 됐다.
그런데 같은 주 미국 반도체의 성적표는 정반대였다. 엔비디아는 분기 매출 962억 2천만 달러라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고, 현지시간 8월 27일 주가가 8.74% 급등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4,420억 달러 늘었다. 원화로 약 610조 원, 미국 증시 역대 두 번째 하루 시총 증가폭이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33%, 나스닥은 1.57% 올랐다.
같은 산업의 위층은 하루 만에 시가총액을 4,420억 달러 불렸고, 아래층은 한 주 내내 내려앉았다. 이 엇갈림을 설명하려면 반도체를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설계, 메모리, 파운드리, 소재·부품·장비, 지주·계열이라는 층으로 나눠 봐야 한다.
닷새의 경로 — 두 번의 하루가 만든 한 주
주간 등락률만 보면 반도체가 닷새 내내 흘러내린 것처럼 읽힌다. 실제 경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코스피는 월요일 6,696.96(-3.12%), 화요일 6,742.74(+0.68%), 수요일 6,808.21(+0.97%), 목요일 6,912.37(+1.53%), 금요일 6,788.88(-1.79%)로 움직였다. 목요일 종가 6,912.37은 일주일 전인 8월 21일 종가 6,912.95와 0.58포인트 차이였다. 닷새를 돌아 거의 정확히 제자리로 돌아온 뒤, 마지막 하루에 다시 내려앉은 것이다.
개별 종목의 경로는 더 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월요일 하루에 8.70% 빠진 뒤 화요일 보합(0.00%), 수요일 +1.75%, 목요일 +1.72%, 금요일 -3.38%로 마감했다. 25만 7,000원이라는 종가가 이번 주에만 세 번(8월 24일·25일·28일) 나왔다. 주간 낙폭 8.70%는 사실상 월요일 하루가 전부 만든 숫자이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흘간의 순변화는 0이었다.
SK하이닉스는 정반대다. 월요일 낙폭은 마감 집계 매체에 따라 2%대에서 3%대로 갈렸고, 화요일 167만 8,000원(+0.42%), 수요일 168만 8,000원(+0.60%), 목요일 173만 원(+2.49%)으로 되돌렸다. 목요일 종가 173만 원은 8월 21일 종가와 정확히 같은 값이다. 그리고 금요일 하루에 4.45%가 빠지면서 주간 낙폭 전체가 마지막 날에 확정됐다.
정리하면 이번 주 반도체는 서로 다른 이유를 가진 두 번의 하루가 만든 한 주였다. 월요일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발표가, 금요일은 미국발 관세 보도와 외국인 매물이 각각의 낙폭을 만들었다. 두 사건은 원인이 다르므로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읽으면 안 된다.
1층 설계 — 엔비디아 962억 달러의 안쪽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설계, 이른바 팹리스는 칩의 구조를 설계하되 생산 공장을 직접 갖지 않는 단계다. 엔비디아가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는 현지시간 8월 26일 장 마감 뒤 2027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우리 시간으로는 8월 27일 새벽이다. 매출은 962억 2천만 달러로 시장 컨센서스 921억 7천만 달러를 넘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2.22달러로 컨센서스 2.08~2.10달러를 웃돌았다. 총마진은 75.0%였고, 1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다. 3분기 가이던스는 1,080억 달러를 제시했는데, 이 숫자에는 중국向 컴퓨트 매출이 아예 0으로 잡혀 있다.
매출 구성이 이번 실적의 핵심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890억 달러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7%, 직전 분기보다 18% 늘어난 수치다. 1년 전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이 467억 달러였으니, 데이터센터 부문 하나가 1년 전 회사 전체보다 두 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다만 92%라는 숫자는 성장이 한 부문에 몰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임·자동차·전문시각화 등 나머지 부문을 다 합쳐도 8%다.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완충 장치가 없는 구조라는 점은 이 실적의 다른 면이다.
주가를 돌린 것은 실적이 아니라 2년 뒤 숫자였다
실적이 좋았는데도 발표 직후 시간외 주가는 2%가량 밀렸다. 좋은 실적에 주가가 빠지는 전형적인 장면이다. 컨센서스를 넘긴 폭이, 시장이 이미 가격에 넣어둔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흐름을 바꾼 것은 콘퍼런스콜이었다. 회사가 처음으로 연간 단위 전망을 제시하면서 다음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을 70%로 내걸었는데, 월가 평균 전망은 44%였다. 이 숫자가 나온 뒤 시간외 주가는 하락에서 상승으로 돌아섰고, 다음 정규장에서 8.74% 급등으로 이어졌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320달러로 올렸고, 레이먼드제임스는 352달러에서 515달러로 상향했다.
시장이 산 것은 지난 분기가 아니라 2년 뒤 숫자였다. 실적 발표는 지나간 석 달의 기록이고, 가이던스와 중장기 전망은 앞으로의 설비투자 계획을 담는다. 인공지능 반도체처럼 투자 사이클이 긴 산업에서는 뒤쪽이 주가를 더 크게 움직인다.
콜에서 나온 또 하나의 문장이 한국 입장에서는 더 중요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수요는 70%보다 훨씬 크다. 제약 요인은 공급"이라고 말했고, 그 공급 제약의 실체로 메모리 부족을 지목했다. 위층이 더 팔고 싶어도 아래층이 못 대주는 상황이라는 진술이다.
2층 메모리 ① — 삼성전자, 기대와 발표 사이의 40조 원
메모리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단계이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층 전체다.
이번 주 삼성전자의 낙폭은 업황이 아니라 주주환원 발표가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실망은 발표 사흘 전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8월 21일 금요일, 삼성전자는 100조 원 규모 특별배당 기대감으로 3.87% 올라 28만 1,5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6,900선을 되찾은 것도 이 상승이 컸다.
8월 24일 월요일에 나온 실제 발표는 90조~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재원이었다. 절대 규모로는 국내 기업 사상 최대급이다. 그런데 주가는 그날 8.70% 급락해 25만 7,000원으로 마감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시장에서 거론되던 기대치가 140조~150조 원이었다. 발표치가 그 아래였으므로 컨센서스 대비로는 미달이다. 둘째, 자사주 소각의 규모와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고, 소각 시점은 2027년 1월로 이연됐다.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선언과 실제로 주식 수를 언제까지 줄이겠다는 확약은 시장에서 다른 무게로 읽힌다.
그 여파는 계열사로 번졌다. 같은 날 삼성생명은 13.09%, 삼성물산은 7.9% 동반 하락했다. 지주 성격의 회사들이 본체 주주환원안의 규모에 함께 반응한 것이다.
2층 메모리 ② — SK하이닉스, '전량 즉시 소각'이 만든 방어선
같은 월요일 SK하이닉스의 낙폭은 2~3%대에 그쳤다. 같은 메모리 업종에서 이만큼 차이가 난 이유는 닷새 전 결정에 있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8월 19일 자사주 2,407만 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발행주식의 3.3%, 금액으로 약 40조 원이다. 잉여현금흐름 기준 주주환원 비율도 기존 50%에서 "50% 이상"으로 상향했다. 주가는 8월 19일 150만 원에서 8월 21일 173만 원으로 이틀 만에 15.3% 올랐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에 발표한 것이 "재원"이었다면, SK하이닉스가 지난주에 의결한 것은 "주식 수·시점이 특정된 소각"이었다. 주주환원의 크기보다 확정력이 값을 정한다는 것이 두 회사의 대비가 남긴 문장이다.
수급에서도 그 차이가 드러났다. 8월 25일 기타법인은 1조 5,920억 원을 순매수해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는데, 상당 부분이 자사주 소각용 매입 물량이다. 다음 날인 8월 26일에도 기타법인은 1조 5,981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자사주 매입이 받아내는 구조가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 동안 지수를 떠받쳤다.
화요일 장면은 특히 상징적이었다. 코스피는 개장 때 2.40% 내렸고 장중 한때 4.30%까지 밀렸는데, 외국인이 3조 8,199억 원을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종가는 +0.68%로 뒤집혔다. SK하이닉스도 개장 직후 6%대까지 밀렸다가 +0.42%로 마감했다. 국내 수급 세 주체가 외국인 매물을 나눠 받아낸 하루였다.
금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 — 미국발 훈풍을 받고도 혼자 내렸다
목요일까지 두 종목은 일주일 전 가격을 회복했다. 그리고 금요일 개장 조건은 나쁘지 않았다. 간밤 미국에서 엔비디아가 8.74% 급등했고 나스닥은 1.57%,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33% 올라 있었다. 그런데 국내 반도체는 그 훈풍을 받고 시작해 삼성전자 3.38%, SK하이닉스 4.45% 하락으로 마감했다.
그 사이에 있었던 것이 관세 보도다. 현지시간 8월 27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반도체뿐 아니라 노트북·게임콘솔·데이터센터 서버처럼 반도체가 들어간 완제품까지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관세 감면을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와 연계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가 왜 한국 반도체에만 다르게 작용했는지는 관세의 구조를 보면 드러난다. 완제품까지 과세 대상을 넓히면 부담은 미국 밖에서 칩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는 쪽에 집중된다. 반대로 미국 내 생산 투자와 감면을 연계하는 설계는, 미국에 설계·판매 기반을 둔 회사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한다. 같은 산업 안에서도 생산 거점이 어디냐에 따라 정반대 방향으로 읽히는 재료였다.
이날 지표를 나란히 놓으면 처음엔 이상해 보인다. 코스피는 1.79% 내렸는데 오른 종목이 640개, 내린 종목은 238개였다. 코스닥은 838.41로 소폭 올랐고, 8월 28일 마감 보도에 따르면 닛케이·대만·홍콩 지수도 함께 올랐다. 아시아에서 코스피만 내렸다.
답은 지수 산출 구조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5%를 차지한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지수에서는 이 두 종목의 등락이 나머지 800여 종목의 방향을 덮는다. 이날 외국인은 1조 7,563억 원을 순매도했고, 그 매물이 두 종목에 집중됐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쳤다. 같은 날 한국시간 밤 11시에 워시 연준 의장의 취임 후 첫 잭슨홀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었고, 연설 전에 이미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18%로 5%를 넘긴 상태였다. 9월 미국 금리 인상 확률은 같은 시점 집계에서 로이터 35%, 야후파이낸스 44%로 갈렸다. 같은 항목을 매체마다 다르게 전하고 있으므로, 한 곳의 숫자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연설 자체는 국내 증시 마감 뒤에 이뤄졌으므로, 그 내용에 대한 국내 시장의 답은 다음 주 첫 거래일에 나온다.
왜 미국은 오르고 한국은 내렸나 — 드라이버를 갈라 놓고 본다
엔비디아의 급등과 국내 메모리의 하락은 같은 밤을 사이에 두고 벌어졌지만 원인이 서로 다르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인공지능 수요가 꺾여서 한국 메모리가 빠졌다"거나 "엔비디아가 한국 몫을 가져갔다"는 식으로 읽히기 쉬운데, 이번 주에 확인된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엔비디아를 올린 것은 다음 회계연도 70% 성장 전망이라는 수요 쪽 재료였다. 국내 메모리를 내린 것은 월요일의 주주환원 기대 미달과 금요일의 관세 검토 보도·외국인 매물이라는 서로 다른 두 재료였다. 업황이 나빠졌다는 신호는 이번 주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업황 쪽 신호는 국내에 우호적이었다. 젠슨 황이 밝힌 공급 제약의 실체가 메모리 부족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서버를 더 만들고 싶어도 고대역폭메모리와 서버용 D램이 모자라 생산이 제한된다는 진술은, 파는 쪽에는 가격 협상력을 뜻한다. 공급이 모자란 국면에서는 값을 부르는 쪽이 사는 쪽에서 파는 쪽으로 넘어간다.
즉 이번 주 국내 메모리 주가의 방향과 메모리 업황의 방향이 서로 어긋났다. 주가를 움직인 것은 수요와 실적이 아니라 자본배분 결정과 통상 정책이었다.
3층 파운드리 — 이번 주에 나온 유일한 업황 통계
파운드리는 설계된 칩을 위탁 생산하는 단계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해외에서는 TSMC가 대표 주자다.
이번 주 국내에 보도된 시장조사 결과가 이 층의 지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순수 파운드리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했고, TSMC 점유율은 73%로 두 분기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7%로 직전 분기와 같았고, SMIC가 5%로 3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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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세 개가 한 문장에 담고 있는 정보가 각각 다르다. 시장이 29% 커졌다는 것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파운드리 층까지 그대로 내려와 있다는 뜻이고, TSMC의 73%는 그 성장의 대부분을 한 회사가 가져갔다는 뜻이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7%가 직전 분기와 같다는 것은, 시장이 29% 커지는 동안 국내 파운드리의 상대적 위치는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TSMC와의 격차는 66%포인트다.
TSMC의 성장 동력으로는 2나노 양산 개시, 3나노 물량 확대, 8인치·12인치 성숙 공정과 첨단 패키징의 공급 부족이 함께 꼽혔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다.
금요일 관세 보도가 파운드리 층에 특히 예민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생산 거점에 있다. 관세 감면을 미국 내 생산 투자와 연계하는 방식이 실제로 도입되면, 어느 공정을 어느 나라 팹에서 돌리느냐가 원가와 직결되는 문제로 바뀐다. 국내 투자자가 파운드리 층에서 다음에 확인할 지점은 점유율 숫자 자체보다 미국 내 증설 계획의 변화 여부다.
4층 소재·부품·장비 — 위층 설비투자가 만드는 시차
밸류체인의 네 번째 층은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이다. 노광·식각·증착 장비와 웨이퍼·특수가스·감광액 같은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여기에 있다.
이 층의 특징은 시차다. 메모리와 파운드리가 설비투자를 결정하면 장비 발주가 나가고, 그 발주가 매출로 잡히기까지는 보통 몇 분기가 걸린다. 그래서 소부장 실적은 위층의 지난 분기 실적이 아니라 위층의 투자 계획을 따라간다.
이번 주에 나온 위층의 신호는 세 가지였고,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첫째, 엔비디아가 밝힌 공급 제약이다. 메모리가 모자라 생산이 제한된다는 상태가 길어지면 메모리 업체는 증설로 답할 수밖에 없고, 증설은 장비 발주로 이어진다. 둘째, 삼성전자가 발표한 90조~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재원이다. 회사가 벌어들인 현금을 주주환원에 얼마나 쓰느냐는, 설비투자에 얼마를 남기느냐와 같은 저울 위에 있다. 셋째, 파운드리 시장의 29% 성장과 성숙 공정까지 번진 공급 부족이다. 이는 첨단 공정 장비뿐 아니라 기존 공정 증설 수요까지 함께 살아 있다는 신호다.
정리하면 증설 압력을 높이는 신호가 둘, 현금의 다른 용처를 가져가는 신호가 하나다. 소부장 층을 보는 투자자가 다음 분기에 확인해야 할 것은 이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이고, 구체적으로는 분기 설비투자 집행액, 장비 업체의 수주잔고, 신규 라인 가동 일정 세 가지다. 발주 공시는 대개 분기 실적보다 먼저 나오므로, 이 층에서는 공시가 실적보다 빠른 지표다.
이번 주 국내 보도에서 소부장 개별 종목의 주간 시세를 두 매체 이상으로 확인한 항목이 없어, 이 글은 개별 종목의 등락률을 제시하지 않고 구조와 확인 지점만 설명한다.
5층 지주·계열 — 본체보다 지분을 든 쪽이 먼저 움직였다
마지막 층은 반도체 회사의 지분을 들고 있는 지주·계열사다. 이번 주에 이 층에서 가장 뚜렷한 장면이 나왔다.
8월 26일 삼성생명이 8.60% 올랐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1.75% 상승이었다. 삼성물산은 5.59%, 삼성화재는 4.94% 올랐고 보험 업종지수는 5.88% 상승해 코스피 업종 가운데 1위였다. 본체보다 지분을 들고 있는 쪽이 더 크게 반응한 것이다.
이유는 주주환원 구조에 있다. 삼성전자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재원을 쓰면 그 현금은 지분율에 비례해 주주에게 흘러간다. 대주주 위치에 있는 계열사일수록 받아가는 몫이 크고, 그 회사의 순자산 가치에 직접 더해진다. 월요일에 이 계열사들이 본체보다 크게 빠졌던 것도 같은 논리의 뒷면이다.
같은 주에 지분 구조와 관련된 다른 장면도 있었다. 8월 25일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자회사 SKIET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하자, SKIET는 29.95% 상한가로 마감했고 SK이노베이션은 11.04% 하락했다. 합병기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사라지는 회사가 오르고 남는 회사가 내린 이유는, 합병 대가가 SKIET 주주에게 유리하게 매겨진 반면 모회사는 자회사의 실적·재무 부담을 그대로 떠안기 때문이다.
이 층을 볼 때의 원칙은 하나다. 지주·계열사 주가는 본체의 사업 실적이 아니라, 본체가 주주에게 얼마를 언제 돌려주느냐에 반응한다. 반도체 업황 뉴스와 주주환원 뉴스를 같은 칸에 넣고 읽으면 방향을 놓친다.
할인율 — 금리를 올린 날, 국채 금리는 내렸다
8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두 달 연속 인상이다. 표결은 6명 찬성에 황건일 위원 한 명만 동결 의견을 냈고, 성장률 전망은 2.6%에서 3.3%로 상향됐다.
교과서적으로는 금리 인상이 반도체 같은 성장주에 부담이다. 먼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당겨 계산할 때 할인율이 오르면 그 현재 가치가 줄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국내 채권시장의 반응은 반대였다. 국고채 3년물은 3.755%로 0.061%포인트, 10년물은 4.238%로 0.05%포인트 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1,380.9원으로 3.9원 하락했고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인상 자체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었고, 기자회견의 어조가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결정은 매파적이었지만 회견은 비둘기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코스피도 이날 개장 직후 6,996까지 올랐다가 금통위 발표 뒤 상승폭을 절반가량 반납해 +1.53%로 마감했다.
국내 금리는 내렸는데 금요일 반도체가 빠진 것은, 이날 반도체를 움직인 할인율이 국내 국고채가 아니라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 5.18%였기 때문이다. 외국인 자금은 국내 기준금리보다 미국 장기금리에 먼저 반응한다. 국내 금리와 해외 금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주에는, 어느 쪽이 그 종목의 할인율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돈은 어디로 갔나 — 반도체 밖에서 벌어진 일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행선지를 따라가면 이번 주 시장의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월요일 코스피가 3.12% 빠진 날 코스닥은 1.42%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이 10.80%, 삼성SDI가 7.74%, LG에너지솔루션이 5.39% 올랐고 한미약품은 29.96%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화요일에는 무게중심이 다시 옮겨가 한전기술·현대건설·두산에너빌리티가 두 자릿수로 급등했고 건설 업종이 8.73%, 기계·장비 업종이 6.74% 올랐다. 수요일에는 한국전력이 6.42%, 두산에너빌리티가 6.32% 오르며 전기·가스 업종이 5.06% 상승했다.
같은 돈이 사흘 동안 이차전지에서 원전·건설로, 다시 삼성그룹주로 옮겨 다녔다. 8월 26일 「그래서 지금은?」 첫 회에서 확인한 것도 이 대목이다. 8월 24일 저녁 브리핑이 "시장 이탈이 아니라 회전"이라고 판단한 것 자체는 맞았지만, 이차전지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경유지였다. 한 업종의 상승이 며칠 이어지는지를 함께 보지 않으면 회전의 방향을 오독하게 된다.
금요일 장면은 이 회전의 마지막 형태였다. 오른 종목이 640개인데 지수가 내렸다는 것은, 자금이 시장을 떠난 것이 아니라 시가총액 상위 두 종목에서 빠져나와 나머지로 흩어졌다는 뜻이다.
두 주를 이어 보면 — 주가를 정한 것은 계속 자본정책이었다
지난주와 이번 주를 나란히 놓으면 진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보인다.
8월 3주는 SK하이닉스 +5.17%, 삼성전자 +2.55%, 코스피 -0.93%였다. 8월 4주는 SK하이닉스 -4.45%, 삼성전자 -8.70%, 코스피 -1.79%다. 두 주를 합치면 SK하이닉스는 대체로 제자리, 삼성전자는 6%대 순하락이다. 그런데 그 사이 개별 거래일의 등락은 지난주 -9.75%에서 +12.73%까지, 이번 주 -8.70%에서 +2.49%까지 벌어졌다.
원인도 두 주 연속으로 업황이 아니었다. 지난주의 상승은 SK하이닉스의 2,407만 주 전량 소각 의결이 만들었고, 이번 주 하락의 출발점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이었다. 두 주 동안 국내 반도체 주가를 실제로 움직인 것은 D램 가격도 수출 지표도 아닌, 각 회사의 자본배분 결정이었다. 여기에 이번 주 마지막 날 통상 정책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붙었다.
이것은 이 국면의 특징이지 상수가 아니다. 자본정책 이벤트가 소진되면 주가의 결정권은 다시 업황 지표로 돌아온다. 그 전환이 언제 오는지를 보려면 아래 세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다음 주에 확인할 세 가지
첫째, 미국 반도체 관세의 실제 범위와 형식이다. 금요일 국내 반도체를 움직인 것은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검토 단계의 보도였다. 과세 대상에 완제품이 실제로 들어가는지, 미국 내 투자와 연계한 감면 구조가 어떤 형태로 제시되는지에 따라 국내 메모리와 파운드리가 받는 부담이 달라진다. 검토 단계와 발표 단계, 시행 단계는 각각 다른 재료라는 점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둘째, 잭슨홀 연설 이후의 미국 장기금리다. 금요일 국내 반도체에 작용한 할인율은 국내 기준금리가 아니라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 5.18%였다. 연설 내용이 반영된 뒤 이 금리가 5% 아래로 내려오는지, 아니면 더 오르는지가 외국인 수급의 방향을 먼저 정한다.
셋째,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의 구체화 여부다. 이번 주 하락의 출발점은 소각 규모와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소각 규모가 주식 수로 제시되고 시점이 앞당겨지는지가 확인 지점이다. 2027년 1월이라는 일정이 그대로 유지되면, 그 사이 기간에는 자사주 매입 물량만이 수급 지지선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 수요는 실적으로 확인됐고, 한국 반도체 주가는 그것과 다른 이유로 내렸다. 두 사실을 하나의 인과로 묶지 않는 것이, 다음 주 시장을 읽을 때의 출발점이다.
이 글의 수치와 출처
이 글의 국내 종가·등락률·수급 수치는 KON이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각 일자 아침·저녁 브리핑에서 두 개 매체 이상으로 교차 확인해 발행한 값을 기준으로 하고, 이번 편을 위해 추가로 확인한 항목은 아래에 따로 밝힌다. 각 회차의 검증 매체와 기사 주소는 해당 회차 유튜브 설명글의 출처 섹션에 남아 있다.
8월 21일 금요일 종가는 이번 편에서 다시 확인했다. 코스피 6,912.95와 SK하이닉스 173만 원은 비즈니스코리아·아주경제 마감 보도에서 일치했고, 이투데이는 SK하이닉스가 8월 19일 150만 원에서 8월 21일 173만 원으로 이틀간 15.3% 올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8월 21일 종가는 매체 간 차이가 있었다 — 디지털데일리는 28만 500원으로 썼고 비즈니스코리아는 전일 대비 1만 500원 상승으로, 톱스타뉴스는 전일 종가 27만 1,000원으로 전했다. 뒤의 두 매체를 합치면 28만 1,500원이 되고, 8월 24일 종가 25만 7,000원과 그날 등락률 8.70%로 역산해도 같은 값이 나온다. 산술이 일치하는 28만 1,500원을 채택했다.
8월 28일 종가(코스피 6,788.88·삼성전자 25만 7,000원·SK하이닉스 165만 3,000원)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한국경제·천지일보·베타뉴스 마감 보도가 일치했다. 미국 반도체 관세 검토 보도는 폴리티코 보도를 인용한 한국경제·아주경제·서울경제 기사로 확인했다. 2026년 2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발표와 이를 전한 EBN·M이코노미뉴스 보도로 확인했다.
수치 기준을 밝혀 둔다. 이 글에서 주간이라고 표기한 등락률은 모두 8월 21일 종가 대비 8월 28일 종가이고, 하루라고 표기한 등락률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당일 종가다. 두 기준을 나란히 놓지 않았으며, 우연히 같은 값이 되는 구간에는 어느 기준인지를 문장 안에 적었다. 장중 고가·저가는 장중이라고 따로 밝혔고, 미국 지표는 현지시간 기준임을 표기했다.
매체 간 수치가 갈린 항목은 그대로 병기했다. 9월 미국 금리 인상 확률은 같은 시점 집계에서 로이터 35%·야후파이낸스 44%로 갈렸다. SK하이닉스의 8월 24일 마감 낙폭도 매체별로 2%대에서 3%대로 달라, 이 글에서는 원단위와 소수점 등락률을 쓰지 않고 폭으로만 표기했다. 같은 항목을 매체마다 다르게 전하고 있으므로, 한 곳의 숫자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엔비디아의 주간 등락률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주간 등락률은 이 글에 넣지 않았다. 주간 등락률을 쓰려면 양 끝 종가를 모두 실명 매체 보도로 확보해야 한다는 자체 기준 때문이며, 확인된 일별 수치만 날짜를 밝혀 인용했다. 소재·부품·장비 개별 종목의 등락률도 같은 이유로 제시하지 않고 밸류체인 구조 설명만 실었다. 엔비디아의 주당순이익 2.22달러는 회사가 발표한 조정 기준 수치다.
본 기사는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종목 추천이 아니며, 투자 판단 전에는 각 항목의 원문 보도와 거래소 공시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한눈에 정리
- 반도체 투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8.70%
💹 지난주엔 반도체가 지수를 지켰다. 이번 주는 정반대였다. - 목요일엔 지난주 종가로 거의 돌아와 있었다 0.58p
💹 닷새 내내 흘러내린 주가 아니라, 두 번의 하루가 만든 주였다. - 엔비디아 매출 962억 달러, 92%가 데이터센터였다 890억$
💹 시장이 산 것은 지난 분기가 아니라 2년 뒤 숫자였다. - 미국발 훈풍을 받고도 한국만 내렸다 640개
💹 완제품까지 과세하면 부담은 미국 밖에서 만들어 보내는 쪽에 몰린다. - 시장은 29% 커졌는데 삼성 파운드리는 7% 그대로 73%
💹 인공지능 수요는 파운드리까지 내려왔지만, 국내 위치는 그대로였다.
📊 오늘의 시장
30초 정리 — 삼성전자 주간 -8.70%, SK하이닉스 주간 -4.45%. 코스피 주간 -1.79%, 코스닥은 주간 +4.55%. 금요일 코스피가 내린 날 오른 종목은 640개였습니다. 지수를 누른 건 시장 전체가 아니라 두 종목이었습니다.
| 지표 | 수치 | 등락 |
|---|---|---|
| 삼성전자 | 257,000원 | 주간 -8.70% |
| SK하이닉스 | 1,653,000원 | 주간 -4.45% |
| 코스피 | 6,788.88 | 주간 -1.79% |
| 코스닥 | 838.41 | 주간 +4.55% |
| 파운드리 TSMC | 73% | 2분기 점유율 |
주가를 움직인 건 업황이 아니라 자본배분과 통상 정책이었습니다. 다음 주 첫 거래일, 시장은 관세와 실적 중 무엇을 먼저 반영할까요. 다음 편은 조선·방산·기계입니다. 직접 확인해 보세요. 영상은 짧게, 홈페이지에선 천천히 — konnews.co.kr 구독이나 팔로우를 눌러두시면 다음 소식을 놓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조선·방산·기계
🃏 카드뉴스 8장








📌 이 기사의 검증 출처
- 출처: 비즈니스코리아·아주경제·한국경제·천지일보 마감 · 8.21·8.28
- 출처: 각 일자 마감 보도 · 8.24~8.28
- 출처: 엔비디아 발표자료·한국경제·아주경제·이투데이 · 현지 8.26~8.27
- 출처: 폴리티코 보도 인용 한국경제·아주경제·서울경제 · 8.27~8.28
- 출처: 카운터포인트리서치·EBN·M이코노미뉴스 · 8.28